이야기/왕미친놈의 흰소리

고객님? 모르면 욕도 하게 된다.

koc/SALM 2010. 11. 10. 13:11

짜증나는 소리

내가 짜증나게 여기는 소리 가운데 하나가 고객님이다.

분명 나를 우대하여 저런 소리를 하는데, 저들은 알까? 오히려 저 소리가 을 무시하는 처사라는 사실을.

우리말에는 높임말이 잘 발달해 있다. 하지만 잘못 쓰면 높임말이 아니라 욕이 된다. 예컨대, 밥을 보자. 을 높이면 진지가 된다. 진지를 높이면? 가 된다. 그런데 자신의 친지가 아닌 사람에게 저 말을 쓰면? 욕이 된다. 메는 밥을 아주 높일 때도 쓰지만, 일반적으로는 젯밥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. 결국 상대방을 죽으라고 저주한 셈이니 욕이나 다름없다. 이 경우 친지라도 욕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말이니 매우 주의해야 한다. 비슷한 말로 당신이 있다. 를 높이거나 좀 더 부드럽게 표현하면, 자네그대가 된다. 그것을 아주 높이면? 바로 당신이 된다. 하지만 보통은 "당신"이라고 하면 욕이나 다름없이 듣는다. ㅡㅡ; 극존칭은 이처럼 때와 곳을 가리지 못하고 쓰면 상대방이 욕으로 듣게 된다.

고객님? 고객!

고객님은 고객을 붙인 표현이다. 이때 일반적으로 손님보다 고객이 상대를 더 높인 표현으로 여겨지고 있다. 이것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.

손 < 손님 < 고객 < 고객님

그렇다. 을 높이면 손님이 되고, 그것을 높이면 고객이 되는 셈이다. 그런데 거기에 또 '님'을 붙인다? 차라리 욕을 하세요. ㅡㅡ;

하다못해 저들이 마음속에 진심을 담아 그 소리를 한다면 모를까, 가끔은 아주 짜증나는 목소리로 저 소리를 할 때는 내 마음속의 짜증은 더더욱 커지고 만다.

제발 부탁인데, "고객"까지만 해라. 알긋냐?

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.